ETC

대학원 연구비/장학금에 관하여
"BK 사업 선정 되었는지 들은 거 없어?"
20년 8월 초, BK21 플러스 선정 발표로 주변이 유난히 시끄러웠다.
BK21 플러스 외에도 여러 연구 사업이 있지만, 유독 이 결과가 주목 받는 것은 문/이과 합쳐서 3조라는 큰 규모가 투자되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큰 관심을 받지는 않았지만, 대학별로 얼마나 많은 전공이 선정되었는지를 두고 일부 동문들의 칭찬과 비난이 이어지기도 했다.

그리고 나는 학부생들도 이런 결과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지원할 대학원의 환경이 얼마나 '괜찮은' 환경인지 알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 공부에는 돈이 든다.

대학원 진학 상담을 해주다 보면, 경제적인 지원에 대해 묻는 후배들이 많다. 그리고 이건 정말 중요한 질문이다
사실 나는 운좋게 연계 장학금을 받았지만, 대학원의 등록금과 생활비는 몇몇 친구들에게 진학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소니까.
취업을 하면 생활을 포함하여 본인이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들을 위한 월급이 생길텐데 몇몇 인기과의 인기랩을 제외하고 대학원은 그런게 잘 없다...
내가 연구에만 집중하고 싶어도 경제적으로 어렵다면 경제 활동을 하게 될 것이고, 내가 사랑하는 연구나 공부가 밀리게 될 위헙도 있다

그래도 뜻이 있는 후배들이 각 단과대의 수업 조교 장학금이 얼마나 나오는지, 연구 조교나 행정 조교의 지원금을 묻는데 사실 자리가 많지 않고, 노력에 비해 너무 적은 금액이 지원되기에 이런 것만을 의지해서 진학을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2. 곳간에서 인심난다.

공부랑 연구도 힘든데 생활마저 힘들면 정말 괴로울 수 있다. 그러니까 알아보자.
지도 교수를 선택 할 때 경제적으로 안정된 환경을 만들어주시는 '능력'있는 분 밑에서 하고자 알아보는 건 절대로 나쁜게 아니다.
지원서를 내면 우리도 교수들에게 여러가지 척도로 평가를 받을텐데, 학생이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이 어딨을까... 그러니까 제발 알아보자.
교수님이 사업을 잘 따내고 자기 주변 사람들도 챙겨줄 수 있는 능력까지 있다면, 제자들은 자연스럽게 그런 능력까지도 배울 수 있는 기회니... 제발 적극적으로 알아보자.

뿐만 아니라, 교수도 본인이 이렇게 실적도 쌓이고 여유로워야 제자들도 애정 있게 바라볼 수 있는 심적 여건이 생긴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연구 실적을 확인하는 것 외에도, 교수가 어떤 사업에 참여하는 지를 탐색해보라고 하고 싶다.

앞에서 소개한 BK21을 예로 들면, 선정된 랩에서는 석사는 최소 70만원, 박사는 130만원의 월급이 지원된다고 한다(그동안 최소금액이 60/100에서 상향조정 되는 거라고...). 게다가 해외 학회에 참관하는 지원비(학회비/항공/호텔/식대)도 지원된다. 비품이나 기자재가 필요하면 구매에 활용되기도 하고 특강 연사를 모셔와서 교육에 활용되기도 한다. BK의 이 모든 경제적인 지원은 내가 연구를 더 잘 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될 것이다.

다른 사업들도 비슷한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있으니 검색해보자. 연구도 하면서 고정적인 수입이 생긴다는 건 정말 큰 메리트고, 그래서 BK21 결과가 대학원생/예비진학자에게 중요했던 것이다. 이미 졸업한 연구실 선배들마저 결과를 궁금해 할만큼...

3. 그러니까 '제발' 알아보자.

나는 능력있는 선배와 친구 후배들이 대학원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들어와서 실망하고 돌아서는 상황을 수없이 목격해왔다.
그들도 다른 성공적인 시간을 보내고 간 이들과 처음 시작은 비슷했다.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낫기도 했다.
나는 이 글을 읽는 후배들이 그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글을 적어두는 것이고... 나는 진심으로 장학금과 연구비가 좋은 연구실의 척도라고 믿는다.

일단, 한국연구재단에 들어가보면 매년 '신진연구자 지원사업/중견연구자 지원사업'을 어떤 대학의 어떤 지도교수가 선정되었는지 볼 수 있다.
사회과학에서는 SSK 연구센터가 있는데 각 대학별로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지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다만 이런 것들을 모두 알기란 쉬운 것이 아니다. 부디 진학을 결심하기 전 교수들과 선배들과의 대화와 상담을 통해 잘 알아보고 지원하자.

돈 이야기라서 민망할 수 있지만, 적극적으로 알아봐라. 다만 이런 지원은 보통 연구를 활발히 하는 교수들에게 가기 때문에,
어떤 주제로 재단과 기업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지 학술적인 포인트로 초점을 맞춰서 물어보면 못 물어볼 이야기도 아닌 듯 하다.



이번 글도 어떻게 끝맺어야 할지 모르겠어서 타 전공 A와의 대화를 적어두며 글을 마무리 한다.
A: "선배, 저 박사도 다음학기에 진학 하려구요..."
나: "BK사업 된게 00님에게 정말 잘 되었네요. 내년에 글로벌 박사 펠로우십(후기글) 선정되셔야 하니 지원도 미리미리 준비해두시구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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